저처럼 정신적 어려움과 직무 스트레스로 연애, 결혼을 포기하고 일에 집중하는 삶도 괜찮을까요?결혼에 대해 오랜 시간 많이 생각해봤지만, 언제나 결론은 같았습니다. ‘결혼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만 수없이 들었고, ‘결혼이 나에게 좋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연애 경험도 한 번도 없고,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와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써왔습니다.연애나 결혼을 원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현재도 공부와 일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애나 결혼에 시간과 정성을 투자할 여유가 없고, 그 자체가 큰 부담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20살 이후로 대부분의 시간을 자격증 취득 등 스펙을 쌓는 데 써왔습니다.하지만 저는 머리가 좋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겨우 자격증 하나를 딸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아이큐 검사에서는 전체 지능이 평균인 100 정도로 나왔지만, 기억력 점수는 70으로 지적장애 3급이나 경계선 지능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했습니다.이런 낮은 기억력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학습에 어려움이 많았고, 지금도 여전히 자격증 공부나 업무 숙달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애나 결혼에 시간과 정신을 쏟는다는 건 제게 너무 큰 부담입니다.지금 하는 일은 전기안전관리 업무인데, 매우 많은 전문지식과 책임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그런데 기억력과 집중력이 부족하다 보니 업무를 따라가는 것도 버겁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설비 이해가 부족하여 전기를 차단해도 자동으로 투입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지 못해 전기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실수로 작업할 뻔한 사고가 있었고, 그 기억은 아직도 마음에 무겁게 남아 있습니다.회사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자격증을 요구하고 있고, 저는 퇴근 후에도 공부와 업무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이 어렵고 실수할까봐 늘 긴장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연애와 결혼에 시간까지 쓰게 된다면, 제 자신은 물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게 될까 걱정됩니다.대인관계도 원만하지 않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시간을 많이 들이지 못해서 지금 연락하는 친구들도 극소수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습니다.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많이 내성적인 성격이고요. 이것도 연애와 결혼을 원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게다가 저는 오랜 시간 정신질환을 앓아왔고, 약을 먹지 않으면 사회생활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학교생활도 매우 힘들었고, 지금도 약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누군가와의 연애나 결혼 생활을 건강하게 꾸려갈 자신도 없습니다.정신질환 증상은 약을 안먹으면 학교생활, 직장생활 둘다 불가능한 정도로 온몸이 떨립니다.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온몸이 많이 떨리고 표정관리도 전혀안되서 표정이 계속 이상해집니다. 이상한 정신질환인데 이것 때문에 약을 먹을수밖에 없습니다. 이 정신질환이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있었는데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었고 약은 스무살때부터 먹었습니다.그리고 또 하나,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얼굴만 보고도 어리버리해서 짜증난다”, “말투가 어눌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 말들이 쌓이면서 사람과의 관계나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도 낮아졌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쌓이다 보니, 연애와 결혼에 대해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솔직히 말하면, 연애나 결혼이 잘못된 일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제게는 어울리지 않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애나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 죄도 아니고, 잘못도 아니라면 저는 그냥 제 일에 집중하면서 혼자 조용히 살아가고 싶습니다.지금도 제 상황 자체가 버겁게 느껴지는데, 여기에 제 에너지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연애와 결혼을 시도하면서 더 무게를 얹는 일이 제게는 오히려 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그런데 연애나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가 딱 하나 있다면, 그건 주변 사람들이 다들 "하는 게 좋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동료, 친척, 가족들 모두 저에게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저는 연애나 결혼을 원하는 마음이 단 1%도 없습니다.이런 저의 상황에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고 제 일에만 집중하며 살아가는 삶도 괜찮은 걸까요?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