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일반고 2학년 학생입니다. 지금 나이면 다들 예비고3이니 뭐니 해서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는데, 그게 맞다는 걸 저도 알고는 있어요. 당연히 현재 시점에서 학생인 제가 할 수 있는 건 공부밖에 없고, 대학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요즘 들어 더더욱 현재 이 시간들이 너무 아까워요. 공부가 의미 없다는 게 아니라, 이 고등학교 시절은 곧 있으면 돌아오지 않는데,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해서 모두가 대학을 목표로 나날들을 보내야 한다는 게 너무 아까워요. 저는 얼마 남지 않은 10대 시절 추억도 많이 쌓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도 엄청 많거든요.. 여기저기 여행도 다녀보고 싶고, 그나마 영어를 잘하는 지라 해외 취업도 해보고 싶고, 요리도 여러 언어도 배워보고 싶고, 배구랑 배드민턴도 진심으로 배우고 싶고 등등..그런데 학교에서는 오로지 내신과 수능을 위한 공부를 하고, 동아리도 모조리 생기부용으로 이루어져서 정작 정말 하고 싶은 활동으로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만드는 게 불가능한 것도 너무 아쉬워요.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하자면, 옆 나라 일본은 부 활동에 되게 진심이라고 수업시간에 배웠어요. 물론 모든 일본 학생들이 그런 지는 모르겠으나, 다들 진심으로 공부 외에도 열정을 쏟고 청춘을 보내는 게 솔직히 너무 부러웠어요. 저도 그게 운동이건 뭐건,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 혹은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서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그런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는 게 멋지더라고요. 실제로 운동을 부 활동에서 시작한 것이 훗날 진로로도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요. 저는 솔직히 말하자면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닙니다. 그낭 너무나도 평범한, 중간에 겉도는 성적이에요. 제일 최악이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는.. 공부를 안하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에요..공부를 싫어하는 건 정말 아닌데, 이런 중요한 시기인 요즘 그냥 자기합리화 하려는 말일 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확실히 제가 생각해왔던 고등학교 생활이랑 좀 다르다 보니 뭘 해도 의욕이 생기질 않고 그냥 어영부영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남들은 확연한 목표를 가지고 그걸 이루기 위해 현재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정말 그다지 이루고 싶은 목표도 없고, 그렇게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엄청 간절한 것도 아니고.. 저 스스로도 제가 지금 뭘 하고 있는 지를 모르겠어요. 꿈은 많으면서 정작 노력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진짜 진심으로 하루에도 수십번씩 난 지금 뭐하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어요. 다들 그저 대학만 일단 가고 나서 생각하면 된다, 너가 하고 싶은 거나 좋아하는 일은 대학이나 가고 생각해라, 지금 넌 학생이니 공부만 죽어라 하면 된다는데, 물론 저도 이해는 가지만, 저 스스로가 너무 막연해요. 차라리 정말 간절한 대학 목표라도 세워서 노력할 수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냥 제 현재 모습이 이게 맞는 건지 싶어요. 사실 아직 공부를 미친듯이, 죽어라 해야 한다는 말도 아직 완전히 이해는 못했어요. 남이 보기엔 한심할 지도 모르겠지만.. 딱 공부를 위해 달려가는 부류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부 외에 명확한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것도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요. 제 존재 자체에 의문이 들고 난 다른 사람들 다 공부하거나 하고 싶은 일 찾아서 노력할 때 혼자서 아무것도 안하고 그닥 뛰어나게 잘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자괴감이 많이 들어요. 이런 제가 공부를 솔직히 앞으로 열심히 할 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공부할 때가 제일 좋은 거라고 하지만.. 그냥 저도 닥치고 공부만 하는 게 맞는 걸까요.. 지금 제 상황에서 제가 뭘 하고 싶은 지도 모르겠어요. 하루종일 교실에 앉아 집 가는 길에, 그리고 자기 전에 또 아 난 오늘도 그냥 보냈구나 싶어요. 현재 고2 2학기라는 중요한 시점에서 제가 공부 외에 다른 걸 목표로 할 수 있을 지도 솔직히 겁이 나요. 그냥 제가 공부가 하기 싫어서 회피하는 걸까요..저보다 경험과 세월이 오래된 여러분의 진지한 조언을 듣고 싶어요 부탁입니다.